(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헝가리에서 발생한 독성 슬러지 유출 사고가 환경재앙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헝가리 경찰은 사고 발생 사흘째인 6일(현지시간)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헝가리 경찰 대변인인 모니카 베니는 이날 경찰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직무상의 과실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베니 대변인은 경찰의 수사 착수는 이번 사고가 얼마나 중요하고 복잡한지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서부 베스프렘주(州) 여커 시(市)의 알루미늄 공장 야외 저수조가 파열돼 슬러지 유출로 이어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사고가 발생한 공장과 저수조는 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2주 전에 조사를 받았으며 당시 아무런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사고를 일으킨 알루미늄 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독성 슬러지가 휩쓴 인구 1천명 가량의 콜론타르 마을의 일부 주민들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알루미늄 공장의 한 간부를 찾아가 분노를 표출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슬러지가 다뉴브강으로 흘러들면서 헝가리 국경을 넘어 대규모 환경재앙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사고가 다뉴브강 유역 국가들의 환경재앙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헝가리의 방재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조 헤넌 대변인이 밝혔다.
다뉴브강은 헝가리 남부로부터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몰도바를 지나 흑해로 이어진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허위트 슈스터 대변인도 이번 사고가 "지난 20∼30년 동안 유럽에서 발생한 3대 환경재앙에 들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슈스터 대변인은 또 "이번 사고로 대부분 농업지대인 40㎢에 달하는 토지가 오랫동안 오염되고 파괴될 것"이라며 "비소나 납 성분이 포함돼 있을 경우 하천과 지하수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헝가리 정부는 라바강을 통해 다뉴브강으로 연결되는 마르칼강에 슬러지 응고 효과가 있는 석고 반죽 1천t을 쏟아붓는 등 슬러지의 다뉴브강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도르 핀터 헝가리 내무장관은 마르칼강이 인근 들판으로 흘러들게 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그로 인한 이익보다 피해가 클 가능성이 우려돼 이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으며 3명은 실종되고 약 120명이 부상했다. 또 베스프렘을 비롯한 3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수백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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