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산업은행이 영업점에서 벗어나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고객의 내방을 기다리기만 한다면 시대의 변화와 격화된 영업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산은의 영업점은 전국 44개로 전체 은행 중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국민은행(1208개)·우리은행(911개)·신한은행(951개)·하나은행(660개, 이상 6월 말 기준) 등 대형 시중은행과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산은의 영업망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산은은 이 같은 열악한 영업환경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전국 각지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밀착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122만5586개 중소기업 사업장이 산은의 영업점인 셈이다.
◆ 지방中企 영업·마케팅에 '열' 올린다
산은은 최근 지방,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직접 나서서 챙길 정도로 은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 1일 현장밀착형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해 경북지역의 건설기계·부품산업 육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민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영남지역 대표적 기업을 방문해 의견을 듣고, 지역고객 초청 문화행사 등을 벌였다.
지난 9월에는 부산에서 임직원 간담회 및 이사회를 개최했다. 산은이 지주사 설립 이후 지방에서 이사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애정표현을 한 셈이다.
지난 6월에도 호남지역을 방문해 전임원이 고객을 찾아가는 '현장마케팅'을 실시하고, 국악 행사 등 문화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기도 했다.
산은은 앞으로도 주요도시를 돌며 현장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원 규모를 늘리고 현장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민유성 행장이 영남지역 대표기업인 조일알미늄을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모습. | ||
산은이 이처럼 지역 사회에 열을 올리는 것은 대기업의 자금 수요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해질 수록 대기업의 자본조달은 간접조달에서 직접조달로 바뀌며, 산은을 찾는 기업들도 줄었다.
이에 따라 산은은 기존의 영업행태에 변화를 줘야했으며, 그 선택의 결과로 중소기업에 대한 찾아가는 영업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특히 전국 중소기업 중 70.54%가 지방에 퍼져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 지방자체단체와의 협약을 기초로 영업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민 회장은 "현장마케팅을 통해 각 계열사의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대표 금융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굳은 의지가 고객에게 충분히 전해지기를 희망한다" 말한 바 있다.
◆ "다양한 中企 지원책 있습니다"
산은은 설립 이후부터 기업금융에 워낙 강점을 보이던 은행이라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 및 지원에도 자신감이 높다.
산은의 자신감은 △KDB 글로벌 스타 △턴어라운드 PEF(사모펀드) △중소기업 맞춤형 금융지원 △비즈니스리더스 포럼 △유망중소기업 선정 등의 중소기업 특화 지원책으로 표현되고 있다.
KDB 글로벌 스타는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할 수 있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을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여기에 선정된 기업은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을 지원받게 되며 주식 및 주식관련채권을 팔수도 있게 된다. 산은은 지난 2006년부터 5년 동안 총 42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턴어라운드 PEF는 기업구조조정 제도의 적용을 받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PEF 투자를 포함한 재무적 구조개선을 돕는 제도이다.
이 PEF를 통해 산은은 썬스타특수정밀㈜의 경영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벌여 시장안전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일반 대출과 주식관련채 등 개별 중소기업에 맞는 맞춤형 복합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산은은 경영컨설팅을 통해 해당 기업에 대한 최적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긴급 유동성 지원, 해외수주 이행성 보증 한도 지원, 자본확충을 위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지원 등을 벌인다.
산은은 중소기업의 공동 발전방안 연구 및 안정적인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비즈니스리더스 포럼'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유망중소기업을 선정해 성장 및 발전을 돕고있다. 선정 기업에는 각종 금리 우대 조치 및 자입비율 상향 조정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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