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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처분에도 주가 고공행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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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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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증시 활황으로 자사주 매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증시 부양을 이끌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서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처분 결정 건수는 16건이나 된다. 주가가 1800선 돌파 이후로 기업들의 자사주 매각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각으로 주식을 현금화해 부채 탕감 등 재무구조 개선 등을 꾀할 수 있어 우호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자사주 매각을 통해 유통주식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평가다.

이날 에스엘은 주식유동성 증대를 위해 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법으로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0.30% 오른 1만6700원.

통상 자사주 매각이 주가 고점인식에 따른 매도로 풀이해 악재로 인식하는 현상과는 정 반대다. 이같은 현상은 지수가 1800선을 돌파한 지난 9월 이후 지속돼 왔다.

지난달 LG, 한라건설, 에스엘, 현대제철 등이 자사주를 처분한데 이어 이번달에는 SK에너지, 녹십자홀딩스 등이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 이들 기업이 자사주 처분 결정 공시 직후 주가가 악영향을 받은 사례는 한건도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기업은 한라건설과 녹십자홀딩스다. 자사주 매각 공시를 낸 이후 주가가 상한가로 직행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재무적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건설업체인 한라건설은 지난달 16일 정몽원 회장이 사재를 털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자사주 매각대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밝혔다.

녹십자 홀딩스도 지난 1일 자사주 50만주 장내 매각과 동시에 액면 분할을 실시 유통 주식수를 늘렸다는 평가로 주가는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신주 배정률이 높지는 않지만, 주당 0.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계획도 밝혀 겹호재가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기업들은 자사주로 큰 수익을 얻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회사 매입가격보다 낮지만 않다면 주가 부양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주를 판다는 사실 자체가 주가가 고점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라며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을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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