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어닝서프라이즈'라고 이야기 하기도 어렵다며 정보기술(IT)주의 의미 있는 반등을 이끌만한 굵직한 이벤트라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삼성전자 부진한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짙어진 IT주 업황 둔화 우려를 해갈해 줄만한 정도라는 설명이다.
인텔은 3분기 시장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 전망을 12일(현지시간) 내놨다. 순이익은 주당 52센트로 예상치보다 2센트 높았다. 매출액은 전기 대비 2.27% 오른 111달러. 월가 전망은 110달러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800원(3.54%) 오른 2만3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기도 1.75% 올랐고, 삼성SDI도 2.41% 올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들이 모처럼 반등한 것에 대해 인텔 호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IT주 반등을 이끈 주체는 기관이었다. 기관은 이날 1016억원 순매수 하면서 특히 전기전자주를 749억원 쓸어담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전기전자주를 650, 130억원 순매도 했다.
이승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 제품가격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전망이 나온상태에서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기대치 하회하면서 당분간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었다"며 기관 매수에 대해서도 "인텔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PC출하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아 국내 IT주들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전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텔 실적이 상징적 지표로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국내 IT주들의 추세 상승을 이끌 주 요인은 아니라고 전했다.
반도체와 LCD 제품가격의 상승이 전제돼야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에 대해 "8월 가이던스를 낮춘 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인텔 실적은 순이익보다 수요를 반영하는 매출에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매출 111억불은 실망스러운 수치라 평했다.
최근 10년간 3분기 매출액은 전기 대비 평균 8~9% 오름세를 보여왔는데, 이번 매출액은 전기 108억불 대비 2.7% 오른 111억불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4분기 수요 증가에 대해서도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도 전기 대비 3.7% 오른 114억불에 그치고, 아시아 수요 증대 및 기업수요증가 코멘트는 이미 3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을때부터 했던 발언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은 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인텔 공급능력증가로 판가가 하락하고 있어 PC 수요가 좋다고 해도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1.07% 상승한 인텔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0.91% 올랐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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