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년 곡물 수확량을 국제기구에 부풀려 보고한 것 같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전했다.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을 의식한 탓이다.
이 방송은 "최근 작황 조사차 북한을 방문한 유엔 식량기구 관자들에게 북한 당국은 작년보다 10만t 늘어난 511만t의 곡물 수확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확 예상치를 부풀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부원장은 이 방송에 "올해엔 기후가 좋지 않아 북한보다 농업기술과 자원에서 앞선 남한의 단위 면적당 벼 수확량도 8.4%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같은 기상 조건에서 홍수 피해까지 본 북한이 아무리 비료를 많이 썼다 해도 수확량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소 관계자도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표한 그 해에 주민들에게 흉작 소식을 전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젊은 후계자가 등장한 뒤 작년 동기보다 수확량이 늘어난 것처럼 선전하려는 '정치적 수확량 산출'"이라고 지적했다.
WFP의 나나 스카우 북한담당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아직 추수가 끝나지 않아 북한 당국의 보고는 예상치일 뿐"이라면서 "유엔 공동조사단이 북한의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최종 작황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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