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사회, 불법사설 경마 방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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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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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사설경마조직원들은 이런 얘기를 할 것이다. 10건 중에서 단속에 걸리는 것은 재수 없는 놈 2건이다. 8할 대박장사를 그칠 수 없다."

얼마전 제주경마본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효석 의원이 마사회를 대상으로 한 말이다.

10번 장사에 2번 망치고 8번 흥하면 대박인 불법사설경마시장. 음지에서 일하는 장사꾼이라면 여간 입맛 다시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단속건수, 거래규모, 불법행위기간 등을 변수로 세 가지 가설을 세워 불법사설경마시장 규모를 추정한 결과 9조3000억원에서 3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곳에서 탈루되는 세금만 5조4964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대한민국 세금 징수액 약 164억5000억의 3%에 가까운 규모다.

건전한 레저오락산업으로 발전돼야 할 경마가 사람들의 '인생역전, 한방!'이란 욕심 탓에 음지에서 크고 있다. 거액베팅으로 한몫 잡아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는 음지의 장사꾼들, 이들을 뿌리뽑을 순 없는 걸까?

이와 관련, 김효석 의원은  "한국마사회 경마보안센터가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비율은 최대 50%를 넘지 않으며 전체 접수사건 가운데 단속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비율은 약 20% 내외인 것으로 추산된다"며 마사회의 안이한 대처를 비난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단속인원이 충분한데도 시민들의 신고내용 가운데 56.6%는 확인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김광원 마사회 회장을 질책했다.

한국마사회가 정규직원 11명, 특정요일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50~60명의 단속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는 불법 사설경마 근절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꼭집은 것이다.

마사회가 강조하는 건전한 경마산업 육성의 첫 발판이 불법사설경마 근절임에도 자체 단속인력 부족, 사법기관과의 협조가 안된다는 이유로 단속을 안일한 대처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마사회에 접수된 신고는 연 194건, 월 16건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나마 신고건수의 절반정도(현장확인율 42.8%)밖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이해하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진정 마사회가 단속하기 힘든 여건이라면 단속인력 운영의 적정성 여부, 자체적 개선책, 사법기관과의 협조 방안 등을 공론화하고 근절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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