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대거 흘러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동성 홍수를 우려하며 외자유입 제한에 나서고 있지만 한번 트인 물꼬는 방향을 틀지 않을 기세다. 노쇠한 선진국 자본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통화완화 정책 탓에 투자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신흥시장이 아니고는 기회를 찾을 수 없다면서 기존 시장의 끝머리까지 진출하며 대박을 노리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통업체 매스마트를 인수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영국 은행 HSBC 등 글로벌 큰손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의 진출을 벼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18일자 최신호에서 중동과 아프리카ㆍ남미 등지의 '프런티어 시장'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분위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프런티어 시장은 신흥시장에 포함되지만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소외됐던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을 포함하는 '브릭스(BRICs)'나 한국ㆍ인도네시아ㆍ멕시코ㆍ나이지리아 등 11개국을 한데 묶은 '넥스트11(N11)'에 버금가는 신흥시장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파키스탄ㆍ가나ㆍ앙골라ㆍ이집트ㆍ바레인ㆍ레바논ㆍ키프로스ㆍ케냐 등이 대표적이다.
제리 하르 미 플로리다국제대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약삭빠른 투자자들은 그동안 레이더망 밖에 있다가 최근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같은 분위기를 근거로 프런티어 시장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가 향후 선진국 평균치보다 3배 가까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오는 2015년까지 선진국 경제는 평균 2%대, 신흥국은 6%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력 신장과 함께 자본시장의 규모도 급격히 팽창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향후 20년간 신흥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14조 달러에서 80조 달러로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신흥국 주식시장의 규모가 이처럼 확대되면 역내 자금이동 역시 활발해져 신흥시장의 경계는 더 넓어질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신흥시장에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8250억 달러,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증가한 8330억 달러가 유입될 전망이다. 이는 활발한 증시 자금유입에 힘입어 지난 4월 전망치에서 각각 1160억 달러, 870억 달러 늘어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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