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법부를 대표해 의회에 나가 국정연설을 듣는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 가운데 보수성향의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내년부터는 국정연설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알리토 대법관은 최근 뉴욕의 맨해튼연구소 주최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내년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알리토 대법관은 올해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동료 대법관 5명과 함께 참석, 연설을 경청하던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불러왔던 인물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이 기업의 선거관련 TV광고를 무제한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외국계 기업을 포함해 특수이해 집단의 자금이 선거판에 무제한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버츠 대법원장 뒤에 앉아 있던 알리토 대법관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저으면서 "그게 아닌데.."라고 혼잣말을 하는 입모양이 카메라에 잡혔다.
알리토 대법관은 이번 연설에서 "대통령의 국정연설 도중 자리에서 모두가 기립해 박수를 칠 때 대법관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는다면 매우 비(非)애국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대법관들이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알리토 대법관 이외에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과 클레런스 토머스 대법관, 최근 은퇴한 존 폴 스티븐스 전 대법관 등 3명은 오래전부터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3권분립의 정신에 비춰볼 때 대법관들이 대통령 연설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는 모습이 좋지 않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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