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삼성특검후 RP 실명거래 1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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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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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8년 4월 삼성특검 종결이후 현재까지 누적 규모 1조원에 육박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을 실명으로 거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이후 실명으로 전환한 개인재산 가운데 수시로 입출금해야 하는 단기자금을 환금성 높은 RP로 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2008년 7월부터 이달까지 매입한 RP 액수는 누적 기준 9064억6000만원에 달했다.

이 회장은 2008년 7월 574억원어치 RP를 처음으로 삼성증권 실명계좌를 통해 매입했다.

국회에서 2007년 11월 삼성특검법을 의결하면서 출범한 삼성특검팀이 2008년 1~4월 4개월에 걸친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를 종결한 지 3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2008년 7월에 이어 12월에는 현재까지 최대 규모인 6214억6000만원어치 RP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어 이듬해 9월 1029억원과 10월 749억원, 올해 4월 287억원, 10월 211억원을 합쳐 현재까지 3년째 6차례에 걸쳐 RP를 사갔다.

이 회장과 겹치는 시기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 가운데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일하게 올해 4월 263억원어치 RP를 매입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중공업ㆍ삼성카드ㆍ삼성테크윈ㆍ삼성SDSㆍ삼성문화재단도 이 회장이 RP를 매입했던 달에만 2조6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회장이 특검이후 금융상품을 실명으로 거래하고 있는 금융계열사는 삼성증권뿐이다. 다른 주요 금융계열사 삼성생명ㆍ삼성화재ㆍ삼성카드에는 같은 기간 실명거래 내역이 없었다.

RP는 이름처럼 금융사가 만기시점에 약정이자를 더해 되사는 채권이다. 짧게는 수일 만에도 환매할 수 있어 환금성이 높다.

이 회장이 RP를 거래한 내역을 보면 단기자금 운용 규모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증권가는 풀이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차명으로 존재했던 자금을 특검이후 실명으로 전환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RP에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자금 성격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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