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식 세계화의 표준을 만들어 낸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월마트병(The Wal-Mart Disease)'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월마트가 기존에 영위해온 사업을 유지하려는 수성전략 탓에 최근 10년간 주주들의 이익실현이라는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월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0.2% 오른 주당 53.35 달러를 기록했다. 1990년대 중반 10 달러 선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2000년대 초 70 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10년 동안 50 달러 선에서 게걸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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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월마트 주가 추이(달러) |
포브스는 핵심사업에 치중하며 기존 영역을 지키려는 수성전략에 대한 집착이 월마트 주가의 제로(0) 변동성을 낳았다며 '월마트병'이 미국 기업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서야 할 최고경영자(CEO)조차 재고관리에서 상품진열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이 월마트의 성공 신화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CEO라면 수익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는데 월마트병에 걸려 과거의 성공 전략을 끊임 없이 쥐어짜기만 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듀크 월마트 CEO는 최근 포춘과 가진 '세계 최대 기업 CEO와의 만남'이라는 인터뷰에서 '40년째 똑같은 성공기법'으로 전 세계에서 210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유럽과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시장을 아무리 확대해도 환경 변화를 감안하지 않은 채 기존 전략만 고수하면 성장과 수익 모두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경쟁사들은 월마트식 철옹성 경영전략을 외면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타깃이나 JC페니의 경우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호울푸즈와 같은 신생업체들은 유기농제품을 중심으로 '명품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발해냈다. 아마존닷컴은 인터넷을 통한 판매전략으로 전자상거래라는 블루오션을 낚았다.
포브스는 제너럴모터스(GM)과 크라이슬러, 서킷시티 등 한창 잘 나가던 기업들이 파산 위기를 맞게 된 것도 '월마트병' 탓이었다며 월마트가 외부 경영 환경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GM과 같은 처지에 놓일 날도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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