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들이 광주김치축제 김치 담기기 체험 행사에 참가해 직접 김치를 담고 있다. (자료제공=광주시) |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들라면 김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들의 주름이 깊다. 벌써부터 김장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고 김치 없는 우리 식탁을 상상할 수는 없다. 이런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는 김치축제가 전라남도 광주에서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열린다. 김치는 각 지역마다 제 나름의 맛을 자랑한다. 종류만 수 백 가지다.
그 중에서도 남도 광주 김치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배추, 신안군 등 서남해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에 새우젓과 멸치젓 등을 사용해 담는다. 갖은 양념에 찹쌀 풀을 첨가해 깊은 맛을 더했다. 기후가 따뜻한 남쪽 지방의 특성상 간을 강하게 하고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 감칠맛을 낸다.
광주김치축제는 1994년부터 개최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광주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의 한마당이다. 17회째인 올해는‘천년의 맛, 세계 속으로!’라는 주제로 중외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나이와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해 김치축제를 즐길 수 있다. 김치라는 음식을 매개로 한 문화관광축제로 김치와 김치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김치 담그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웰빙 식품인 김치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들에게는 오감으로 접할 수 있어 더욱 인기다.‘이주의 역사 100년과 김치전’은 러시아·미국·중국 등 세계 속에 퍼져 있는 김치, 특히 동포들의 현지화 된 김치를 전시한다. 김치의 세계화는 물론 고난의 김치 역사와 동포들의 애환을 만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다.
그밖에도 김치 문화 난장에서는 김치도깨비, 김치 삐에로 등이 풍물패와 함께 등장해‘김치주먹밥 체험’'김치퓨전요리 콘테스트' '김치초밥 왕 콘테스트' 등 다채로운 경연대회가 열린다.
다른 지역보다 한발 앞서 브랜드화를 추진한 광주김치는‘감칠배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인기다.
광주지역 8개 김치생산업계가 공동으로 운영 판매하는 감칠배기는‘감칠맛 나는 전라도 전통김치’라는 뜻이다. 그중 한곳인 빛고을 루시아 전통식품에서는 맛깔스런 김치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조선한정식에서는 이곳에서 만든 여러 종류의 김치와 반찬이 그대로 나오는 광주 한정식을 맛볼 수도 있다.
김치는 물론 특허청국장, 집장, 우렁 된장, 전복초, 삼합, 생선회 등 계절별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김치와 더불어 오리떡갈비도 별미다. 옛날부터 광주에 오면 꼭 먹어봐야할 다섯 가지, 광주오미(光州五味)가 있다. 한정식·무등산보리밥·송정떡갈비·오리 탕과 광주김치다. 조선한정식에서는 광주오미 중 세 가지를 맛볼 수 있다.
남도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해결할 수 있다. 광주김치를 비롯해 꽃 송편·어란·초 막걸리 등 남도의 맛과 남도인의 숨결이 배인 향토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음식에 화려함을 더한 한국의 전통색깔 오방색(오방정색이라고도 하며,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5가지 색을 말한다)이 음향오행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연구실과 각종 체험실에서는 전통음식 강좌도 펼쳐진다. 폐백과 이바지 음식, 그리고 단 호박 케이크, 절편, 강정 만들기 등도 인기다.
광주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많다.
가을이 물들어 가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무등산 옛길이다. 산수오거리에서부터~무진고성~청풍쉼터~충장사~원효사를 지나 서석대로 이어지는 무등산 옛길은 11.87km로 이 거리는 무등산의 높이 1187m와 같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옛길 대부분이 숲길이라 따가운 가을햇살을 피할 수 있고 흙길이라 걷는 맛이 제법 좋다. 황소걸음 길, 김삿갓 길, 약속의 길, 장보러 가는 길 등 구간별 이름도 재미있다. 무등산의 정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무등산옛길에는 정취가 가득하고 경관이 뛰어난 곳이 많다.
잣고개도 유래가 재미있다. 성에 들어가는 고개(성치)라 성의 옛말 ‘잣’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설, 동쪽 척현마을 척(尺)의 옛말 '자'에서 유래했다는 설, 잣나무가 많아서, 혹은 까마귀(鵲)가 많이 날아와 '작'이 '잣'이 되었다는 설 등 분분하다. 잣고개를 넘으며 하나씩 곱씹어 볼 만하다. 잣고개 너머로는 무진고성이 길게 뻗어 있다. 무진은 광주의 옛 지명이다. 무진고성이 바로 광주산성이다. 무진고성에 올라서면 광주광역시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약속의 다리인 청암교 건너 편 청풍쉼터도 좋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시민공원으로 이곳에서부터 김삿갓 길이 이어진다. 유랑시인 김병연은 무등산을 넘으며 그 절경에 취해‘무등산이 높다 하되 소나무 아래 있고, 적벽강이 깊다 하되 모래 위에 흐른다’는 시를 남겼다.
남도 문화예술의 중심도시인 광주는 공연과 행사, 볼거리도 많다. 특히 10월은 행사가 아주 풍성하다. 격년제로 짝수 연도에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는 11월 7일까지 김치축제와 맞물려 열린다. 패션과 젊은이의 거리인 충장로 광주지역 경제의 중심지인 금남로의 활기찬 생동감도 볼만하다.
주변 관광지로는 조선시대 정원의 원형을 볼 수 있는 담양 소쇄원과 메타세콰이어 길을 둘러볼 수 있다. 천불 천탑으로 유명한 화순의 운주사도 한 시간 거리다.
덤으로 광주시는 세계김치문화축제가 열리는 동안 강원도 고랭지 최상품 배추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배추 3포기(1망)를 600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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