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대림산업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주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사흘째 하락세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이 향후 해외 수주 모멘텀으로 실적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는 반면, 또다른 전문가들은 하반기 건설사의 수주경쟁으로 주가가 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서 대림산업은 전날보다 2400원(2.64%) 하락한 8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장중 9만56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사흘만에 약 8%가량 빠진 것이다.
이같은 대림산업의 하락세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전날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한 1조429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시장 예상치보다 많게는 2000억원 가량을 못미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24.5% 늘어났으나, 작년 동기의 미분양주택 할인판매 관련 비용을 선반영한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부문이 부진했다. 기상악화로 인한 토목사업 공정부진과 대형주택사업의 상반기 완공에 따른 신규착공 부진이 원인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신규수주액이다. 3분기까지 신규수주액은 전년동기보다 33.9% 증가한 5조6654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측 연간 수주가이던스 10조9500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상반기 수주액이 1조9506억원으로 17.8% 달성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상승폭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마진을 지속하고 있는 4분기 해외수주 모멘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란 관련 이슈는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는데다, 주택부문의 잠재손실 선반영도 4분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번 4분기에도 4개 패키지에 입찰하고 있는 60~8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와싯 가스 프로젝트 등이 남아있다는 점 등이 호재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주택에서 플랜트 사업으로의 성공적인 사업구조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입찰중인 안건들을 고려해볼 때, 올해 당사가 예상하는 4조5000억원의 해외 수주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림산업의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총 5개의 프로젝트, 금액으로는 1조2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중인데 이 공사가 최악의 경우 모두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3분기 실적에도 나타났듯이 이란 금융제재에 대한 여파가 불가피하다"며 "공사가 중단된다면 연간으로 매출액은 당초 예상보다 대략 3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하반기 해외 수주 경쟁이 치열해 대림산업의 마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해외 수주는 올해대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지만, 중동의 화공 플랜트 발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올 4분기 이후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해외부문에서도 마진하락의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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