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국제적 차원에서 논의 중인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규제가 국내 금융기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안정위원회(FSB) 회의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관리·감독을 강화했기 때문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방향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에 대한 정리절차 및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손실흡수능력을 추가로 강화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대형 금융회사들에 많은 손실 흡수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대해서도 "현재 IFRS와 미국의 회계기준을 합치는 과정으로 한국이 IFRS를 도입키로 한 이상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시간을 충분히 두고 한국 등 신흥국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할 계획이며 IFRS 트러스트 멤버에 가입한 것도 이 같은 노력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현재 FSB의 방향은 한국의 금융감독 방향과 일치하며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날 FSB는 SIFI에 대해 더욱 높은 수준의 손실흡수 능력을 요구하는 방안을 G20 서울정상회의에 보고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FSB 의장은 "SIFI의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하고, 만약 SIFI가 위험한 상황이 되더라도 납세자의 부담이 없이 정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회원국들의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FSB는 SIFI에 대한 감독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감독규제가 업데이트될 수 있는 틀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SIFI에 대해선 위기시 회생계획(Living Will) 준비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각국 감독기관과 금융기관들이 마련할 회생계획에는 △위기에 처한 SIFI가 건전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 △위기회복에 실패한 SIFI가 시장에 대한 영향없이 정리될 수 있는 계획이 담길 것이라고 FSB는 설명했다.
아울러 FSB는 장외파생상품시장(OTC) 규제에 대한 논의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FSB는 OTC 상품 표준화를 추진하는 한편, 표준화된 상품을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거래하도록 하는 논의를 내년 1월까지 마무리하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외부신용평가회사(CRA)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각국의 법규정을 개정하고, 민간부문에서도 CRA에 대한 의존을 줄이도록 유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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