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086790]의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 중이던 지분 9.6%를 전량 매각키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와 관련 재무적 투자자인 테마섹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이로 인한 영향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마섹의 계열사인 앤젤리카 인베스트먼트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식 2천40만주를 주당 3만4천300~3만5천550원에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고 있다. 이는 이날 종가(3만5천550원)보다 최대 3.5% 할인된 가격이다.
테마섹은 2004년 이후 하나금융지주(옛 하나은행)의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 테마섹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가 금융분야에 집중돼 있다. 최근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에너지와 자원 관련 기업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이와 관련 시장 안팎에서는 테마섹의 매각 결정으로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해 우리금융지주[053000] 인수 합병을 추진하려 했던 하나금융지주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최대주주인 테마섹의 이번 지분 매각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인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 회장은 "테마섹의 지분 매각 계획을 얼마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테마섹이 이번에 지분을 파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주의 비중을 줄이면서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다른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마섹은 단순한 재무적투자자인 기관투자가로 언제든 차익을 올릴 목적으로 지분을 팔 수 있다. 이번에 보유 지분을 블록세일을 하더라도 테마섹의 보유 지분은 특정 기관투자가에 대량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며 여러 기관투자가들에 분산 매각된다.
김 회장은 특히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전략 추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인수.합병(M&A)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지만 이번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지주) 합병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며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그룹의 전략 등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테마섹의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골드만삭스나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등의 차순위 주주들 중 한 곳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로서는 하나금융의 2대주주인 골드만삭스(8.66%)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국민연금과 얼라이언스번스타인도 각각 8.19%와 7.3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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