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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DDA..2011년이 `기회의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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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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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끌어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2011년에 타결을 위한 결정적인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출범한 DDA는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진행됐던 우루과이라운드(UR)의 뒤를 이어 농업과 비농산물, 서비스, 지적 재산권 분야의 무역 자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 당시 2005년 이전에 일괄타결 방식으로 끝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시한 연장을 거듭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2010년 타결 목표 무산 = 연말까지는 아직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WTO 본부가 있는 제네바의 통상 외교 관계자들 중에서 올해 안에 DDA가 타결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각료회담은 올해 3월 말에 DDA 협상 중간점검을 위한 통상장관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내부적인 진전이 없어 결국 통상장관 회의를 취소하고 고위급 회의로 대체했다.

WTO는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23개 국 회의와 대사급 소규모 그룹회의를 통해 농업과 비농산물 시장접근(NAMA), 서비스, 어업 보조금 등 무역 관련 규정, 지식재산권 등의 문제를 논의하며 남은 쟁점을 정리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왔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DDA협상 총괄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일단 23개국 회의와 소규모 그룹회의의 1라운드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평가하고, 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 중순까지 2라운드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라미 사무총장은 "논의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도하 협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앞으로 몇 주 동안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2011년이 기회의 창(窓) = DDA 협상 개시 10년 째를 맞는 내년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의 주된 근거는 2012년에 대형 정치일정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프랑스가 그해 대선을 치르고, 중국은 같은 해 10월 제18차 당 대회를 통해 제5세대 지도체제를 구축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며, 중국은 지난 18일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후계로 최고지도자가 될 것이 유력시된다.

따라서 이 주요국 정치지도자들이 대선 이전에 DDA 협상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협상의 열쇠를 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의료보험 개혁 등 다른 현안에 매달린 채 DDA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거있는 낙관'이다.

◇G20 서울정상회의 주목 = 내년에 DDA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내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내달 12일 G20 정상들은 오찬 회담을 통해 무역과 기후변화 문제를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는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을 주제로 논의한 데 이은 후속 회담으로서, 한층 성숙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라미 WTO 사무총장은 G20가 DDA 협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치지도자들이 도하 협상의 최종 단계에 들어설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 제네바 우리나라 대표부 박효성 차석대사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DDA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네바 통상협상 담당자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환율전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G20에서 다른 주제들이 가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WTO는 환율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금융 부문 담당기구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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