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뤼순(旅順) 감옥 부근에 있던 안중근 의사의 묘지가 이후 아파트 건축 과정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운용 안중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4일 도쿄 민단 8층 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 국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안 의사를 매장한 곳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것은 뤼순 감옥 옆의 둥산포(東山坡.동쪽산 언덕)라는 주장"이라며 "이곳에는 이미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묘지는 영원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둥산포설(說)'의 근거로 중국의 공식기록인 '여순일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에 독립운동가 유해를 발굴했다고 나와있는 지역이 일제가 만든 '뤼순비밀군사지도'에 선으로 표시된 묘지와 일치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뤼순감옥 관리의 딸인 이마이 후사코 씨가 주장한 뤼순감옥의 뒷산 묘지설 등에 대해서는 "근거자료 없는 일부의 주장"이라고 평가했고, 이에 근거해 한국 정부가 2008년에 벌인 발굴 작업을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신 연구원은 "희망적인 얘기를 하면 좋겠지만, 연구자의 양심상 안 의사의 묘지가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유해 발굴 작업을 벌여야겠지만, 안 의사의 의거 의의를 퍼뜨리는 데 더 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일본 외무성의 비공개 자료를 공개하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유해 발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전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구스 게이스케(楠啓介) 프로듀서는 "일본인으로서 안 의사의 영화를 만들고자 전문 연구자인 최서면 선생을 2년 동안 만나서 논의해왔다"며 "다만 일본 기업이 제작비를 후원하는데 부정적인 만큼 여러분이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이주영(한나라당).우윤근(민주당).박선영(자유선진당) 의원이 주최했고, 황우여.이혜훈(이상 한나라당), 김재윤(민주당) 의원과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 정 진 민단 단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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