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배당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기관들이 배당 관련주를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기관은 그동안 소외됐던 정보기술(IT) 관련주나 중소형주를 사들이는 행보를 보여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험적으로 배당주의 실적 자체는 실질적으로 11월이 가장 좋은 편이라며, 기관의 포트폴리오가 추세적으로 변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수의 방향성에 무게를 두고 포트폴리오를 배당주와 소형주 종목 등으로 구성해 균형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은 총 98조3273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57조6921억원에 비해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이 올해에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배당규모는 지난해 12조3502억원에서 5조원 이상 늘어난 17조5687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배당주는 연말에 임박해서 배당수익이 주가에 반영되기보다는 9월부터 점진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11월에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올해는 10월 들어 기관이 '배당성향이 높은' 관련 주들을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흘간에만 기관은 KT를 54만8000주 이상을 팔았다. 또한 KT&G(20만7000주), 한솔제지(115만주) 등 과거 배당 성향이 높았던 종목들에 대한 매도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과거 30~5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주 강세와 함께 'IT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 기관도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향후 증시가 상향이라고 보는 관점을 가지고 배당주에 대한 기관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있다"며 "전기전자업종이나 중소형주들의 경우 실적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일부 배당주들에 한해서 매도세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 코스닥 등 중소형주의 강세가 전망된다"며 "실적 바닥 기대감이 큰 전기전자 업종이나 기계, 철강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를 추세로는 보기 힘들다며 지수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영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섰더라도 이를 추세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지수가 조정될 경우에 배당주로 다시 갈아타는 '반대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수의 방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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