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돼 많은 관심을 받았던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사전 준비가 미흡한 채 치뤄져 국제망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처음 개최한 대회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미숙함은 수용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준비 미흡'이었다는 오명은 벗기 어려워졌다.
지난 주 열렸던 '2010 KRX 엑스포'도 23일 성황리에 폐막했지만 아쉬움이 남은 사례 중 하나다. 올해 엑스포에는 110개 중소기업을 포함한 167개의 상장기업이 참가했다. 기업과 개인투자자의 1대1 미팅도 1만여 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야말로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는 제 몫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러나 올해로 여섯번 째 열리는 엑스포인데도 준비 과정에서 참가 전문가들과 기업들의 크고 작은 속앓이가 있었다. 매년 11월 초에 개최돼 왔던 이번 행사가 G20정상회의 일정 탓에 10월로 앞당겨지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참석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한 참가기업은 "갑자기 일정이 앞당겨지는 것은 이해하는데 등록할 때에도 홈페이지가 계속 다운돼 애를 먹었고, 일정 발표도 늦어지는 바람에 준비를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계속 기다려야 했다"며 "통보도 늦어 자료 준비시간이 너무나 촉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의에 나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실적 발표 시즌과 겹쳐서 정신이 없는데, 급하게 일정을 잡아 나오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강의뿐 아니라 1대1 면담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 불만인 사람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전문가들의 이러한 반응과는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엑스포에서 얻어간 것이 많다며 흡족해 하는 분위기다. 다만 '기업과 투자자들의 상생의 장'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거래소와 기업 및 전문가'들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방문객들을 끌어모아 국내 최대 투자박람회로 자리 매김한 KRX 엑스포가 내년에는 빈틈없는 준비로 참가 기업들과 전문가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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