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가치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자 무역업자들이 시름에 잠겼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남아공은 최근 급등세를 띠고 있는 랜드화의 기세를 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랜드화 가치는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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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랜드화 가치 추이(출처:FT) |
시장에서는 투기세력이 랜드화 급등세를 유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자 투기세력이 남아공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대박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아공 채권시장에는 지난 9개월간 700억 랜드(102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에 따라 남아공 중앙은행인 준비은행은 지난 8월 시장 개입을 통해 5억 달러를 흡수했다.
하지만 랜드화 가치의 상승 추세를 막기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길 마커스 준비은행 총재는 랜드화 가치 상승이 산업계에 악영향을 주기 전에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프라빈 고드한 재무장관은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니키 와이마르 네드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준비은행은 (랜드화 절하를 위해)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랜드화의 가치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랜드화 가치를 띄어 올리는 핫머니의 유입을 막기 위한 토빈세 도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토빈세는 단기 외환 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와이마르는 "남아공 정부는 열악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해외 자금 유입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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