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편집국 ) 잇단 선거 패배로 궁지에 몰린 일본 여당인 민주당이 자칫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의 국회 윤리위원회 출석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은 조만간 오자와 전 간사장을 만나 중의원 정치윤리심사회 출석 의향을 확인할 예정이다.
야당이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을 따지겠다며 정치윤리심사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하자, 여당 지도부가 나서서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혹시 스스로 출석해서 의혹을 해명할 생각이 있는지'를 물어보겠다는 것이다.
배경에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민주당의 처지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중의원(하원)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올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는 대패했다. 하원에서 단독 과반수를 차지해 정권을 잡았지만, 상원의 '여소야대' 탓에 예산안이나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된 것. 정치자금 의혹으로 민심이 등을 돌린 탓에 최근 보궐선거에서 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야당의 '오자와 소환' 요구를 계속 무시하기는 어렵게 됐다.
문제는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기도 어렵다는 점. 그는 지난달 14일 치러진 당대표 경선에서 지긴 했지만, 당시 소속 의원 411명 중 200명의 지지를 받았다. 자칫 오자와 전 간사장이 탈당이라도 하겠다고 할 경우 민주당은 정권을 잃을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런 탓에 오카다 간사장이 양쪽의 눈치를 살피며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스스로 윤리위원회에 나가주면 안되겠느냐'고 묻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측은 이같은 당의 움직임에 반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최근 치러진 보궐선거에 앞서 현지 응원 유세에 나서지 않은 점을 들어 "한 명이나 두 명쯤 지더라도 큰일 없을 것으로 생각한 증거"라며 "그런 일이 겹친 끝에 정권이 약해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선거 패배 책임을 왜 오자와 쪽에 돌리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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