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 날, 노숙인 3명 표창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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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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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자활과 자립을 위해서 꾸준히 저축한 노숙인들이 '저축의 날'상을 맞아 표창을 받게 돼 화제이다.

서울시는 지난 수년간 노숙인 생활을 해온 오모(53)씨·신모(49)씨·김모(41)씨가 제47회 저축의 날 행사의 금융위원장 표창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표창은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 보호시설에 사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노숙인저축왕 선발대회'에서 선발된 70명 중 10명을 표창대상자로 금융위원회에 추천했고, 이 중 3명이 최종 선정되며 이뤄졌다.

이 중 오씨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10년간 여러모로 고생하고 귀국했으나 부인과의 성격 차를 극복하지 못해 지난 1998년에 이혼했다. 이혼 이후 고시원에 살고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활했다. 설상가상으로 2005년에는 1000만원의 빚을 졌고, 이후 술을 마시는 시간이 늘었다.
 
그렇게 생활하던 중에 빚을 정리하지 않으면 앞날이 없다는 생각에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 생활하며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았고, 올해 5월 재활용센터인 서울에코시티로 직장을 옮긴 뒤 월급이 130만원으로 늘자 이 중 90만원씩을 저축하고 있다.

신씨는 대학에 다니던 중 군대에 입대한 후 사고를 당하며 결국 의가사제대를 했다. 복학해 졸업을 하고 취직도 했지만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하지만 신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수년 동안 축령정신병원·가나안쉼터·자유의집·은평병원 등 정신병원과 노숙인보호시설에서 생활하며 치료를 받았고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인 '자활영림단'에서 1년간 숲가꾸기사업에 참여해 1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큰형이 중풍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소식에 1000만원을 형수에게 전해주고 노숙인쉼터 '비전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현재 급여 50만원을 5년동안 꾸준하게 저축 중이다.

2002년부터 노숙인 시설을 이용한 김씨는 2008년 3월 구세군자활주거복지센터에 입소하기 전 100만원 이상을 저축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2008년에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 이후로 희망플러스 통장의 가입자격을 얻었고 이후 2년 동안 성실히 저축해 1년 후에는 144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게 된다.
 
그는 공부도 집중해 현재 보일러취급자격증·방화관리사·전기기능사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현재 김씨가 바라는 꿈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 후 아파트 관리소장이 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에게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희망플러스통장은 근로 저소득층이 월 5만~20만원을 3년간 저축하면 서울시와 민간 후원기관이 공동으로 동일금액을 추가적립해 경제적 자립기반 마련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저축액은 주거자금·창업자금·본인 및 자녀 고등교육 용도로만 한정되고 자립지원을 위해 금융교육 등을 부가적으로 제공된다.

leej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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