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우리가 세일즈 좀 했죠."
어느 영업사원의 말이 아니다. 기업 대표의 말도 아니다. 다름 아닌 한 증권사 스몰캡팀 연구원의 말이다. 최근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이 연구원이 "이제야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시작하기 앞서 우스갯소리로 던진 말이었다.
이 증권사는 중국 기업에 관심을 갖고 몇 차례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기도 했다.
국내 상장된 14개 중국 기업 가운데 최근 한 달 사이 많게는 120%까지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80% 이상은 여전히 공모가 이하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연구원의 말은 기업 알리기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최근 활발히 기업설명회(IR)를 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투자자들에게 알림으로써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는 뜻이었다.
저평가됐던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은 중국 경기 호전과 개별 기업의 실적 향상을 바탕으로 기업 알리기를 '세일즈'처럼 하고 있는 연구원들 '덕'도 본 셈이다.
물론 연구원들의 입장을 모르는 건 아니다. '매도' 의견은 전무한 리서치 보고서 현실에 담당 기업들의 IR이 활발해지고 전망이 좋으면 신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증시가 다시 연초 분위기를 회복하고 있고, 정부 정책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는데다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실적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때에 맞춰 기업 알리기에 동참해 주간한 기업들의 주가까지 반등하길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세일즈 같은 기업 분석이 아니다. 해당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면 호재가 있을 무렵 너도 나도 반짝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기업과 업종의 장단점을 명확히 짚어줘야만 한다.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정확히 산정하기 위해서라도 그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연구원 자신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중국 기업 같이 정보가 부족한 경우 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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