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저소득층 대상 전세자금 대출지원 규모는 지난 2007년 9098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8년 5079억원으로 45% 이상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389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실적도 1월부터 지난달까지 2098억원에 불과해 지난해의 54%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정부로부터 연 2%(15년 상환)의 낮은 이자로 전세자금을 빌리는 사람이 계속 줄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서울시의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계속 줄고 있는 이유는 우선 까다로운 대출 조건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전세자금을 빌리려면 그동안 △전세보증금 7000만원 이하(3자녀 이상은 8000만원 이하) △전용면적 85㎡이하 주택만 가능했다. 또 6개월 이상 무주택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1600cc이상(혹은 2대 이상)의 차량 소유주는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전세자금대출 가능 주택인 전세보증금 7000만원 이하 주택이 계속 줄어들자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전세보증금 한도를 8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했다. 보증금 한도 상향 조정에도 그에 맞는 집을 구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닥터아파트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세보증금이 7000만원 이하인 전세집은 지난 2007년 11만3246가구에 달했으나 지난 2008년에는 6만9443가구로 급감했다.
또 지난해에는 5만2237가구에 그쳤으며, 전세난이 극에 달한 올해는 2만6848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계속오르면서 값싼 전세물건은 계속 줄어드는데 대출 조건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도심내 뉴타운 및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지역내 저렴한 전세물건이 크게 줄어든 것도 서울시의 저소득 전세대출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하는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매년 줄어드는 것은 서울의 전셋값이 많이 올라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가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전세보증금 규모를 8000만원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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