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필품 가격 급등에 '사재기 바람'

(아주경제 편집국 ) 최근 들어 생필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추가 가격 인상까지 점쳐지면서 중국의 소비자들 사이에 생필품 사재기 바람이 일고 있다.

   26일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식용유와 설탕, 술 등 생필품 판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달 들어 설탕 주산지인 광시(廣西)에서 설탕의 t당 가격이 5천950 위안을 기록, 이 지역에서 설탕 가격이 집계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2008년 말 t당 2천700 위안에서 시작해 줄곧 상승, 1년 만인 지난해 말 t당 5천 위안으로 배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 설탕 가격이 최근 t당 6천 위안을 넘어섰다.

   수입 콩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수요가 많은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식용유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중추절 이후 한 달여 만에 10-15% 올랐으며 식용유 제조업체들은 조만간 10% 안팎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값 인상도 더는 뉴스가 되지 않고 있다. 중국 최고의 명주로 불리는 마오타이(茅台)가 중추절을 앞두고 2개월 새 26% 인상한 것을 계기로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섰던 주류 업체들은 다음 달 초 또다시 10% 안팎의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특히 창청(長城) 등 포도주 업체는 일부 품목에 대해 50%까지 가격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가 다르게 생필품 가격이 뛰면서 소비자들이 앞다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식욕이 왕성한 고래처럼 닥치는 대로 거둬들인다고 해서 사재기 족을 일컫는 '고래(海豚) 족'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일부 슈퍼마켓이나 대형 마트의 설탕이나 식용유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사은품을 끼워 파는 제품은 진열하기 무섭게 동나고 있다.

   한 대형 마트의 식용유 코너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꺼번에 4-5통씩 사가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장(張)모씨는 "최근 생필품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를 망설였는데 더 늦췄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든다"며 "생필품이면 뭐든 사놓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류(劉)모씨는 "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모두 올랐다. 오르지 않은 것은 임금뿐"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국 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리궈샹(李國祥) 연구원은 "중저소득층은 지출 가운데 생필품 비중이 가장 크다"며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면 중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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