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편집국 )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계속된 침수와 노출로 상당 부분이 손상돼 과학적 처리를 통한 건강성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허권 한국 유네스코 평화센터 원장은 26∼2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동북아역사재단 주최로 열리고 있는 '한국 암각화 발견 4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발표자료에서 "반구대 암각화 암면 보존방안을 위한 학술연구 결과, 사연댐으로 인한 지속적인 침수와 노출로 전체 표면의 23.8%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학술연구는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2009년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진행했다.
허 원장은 발표에 하루 앞서 26일 배포한 이 자료에서 "현재 가장 심각한 위험요소는 사연댐 담수로 인해 암각화가 연중 8개월 정도 항상 잠겨 있고 매년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면서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간 침수로 절리, 층리, 박편도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친 침수로 표면의 마모 현상이 심각하고 암석 구조도 점차 취약한 상태로 전개되고 있어 표면강화 처리 및 지반, 지질구조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침수 현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그동안 취약해진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과학적 처리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사연댐의 수위 조절, 유로 변경, 차수벽 설치 등도 제안했다.
26일 발표자로 나선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반구대 암각화는 최초로 발견된 한국 암각화이자 독보적 존재여서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더구나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신석기 중기 이후부터 청동기 전반기까지의 암각화가 차례로 조성된 지역이므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서국태 북한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원 박사는 함경북도 무산군 지초리 바위벽화 유적에 관한 발표에서 "지초리 벽화가 알려진 것은 이미 오래됐지만 구체적인 조사와 발굴이 진행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면서 "신석기 시대 '조선 옛류형' 사람들의 슬기와 재능, 문화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서 박사는 "지초리 지역 주민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벽화가 새겨진 바위를 신성한 장소라는 의미에서 '신선바위' 또는 성인이 내려왔다는 뜻으로 '성강바위'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폴 반 케임브리지대 교수, 오가와 마사루 일본 나루토대 교수, 앙 소피 히겐 노르웨이 외스트폴주 문화유산부 부장 등 세계 전문가들도 참석해 암각화 연구방법론과 보존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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