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한국토요타, 혼다코리아, 닛산코리아 등 일본 수입차 업체들은 떨어질 줄 모르는 엔화의 고공행진으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올 초에는 업계 맡형 격이던 도요타는 대량 리콜 사태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韓조선소 '웃음꽃' 활짝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일본 선주로부터 3만6000DWT급 벌커 9척(옵션 3척 포함)을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계약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핸디막스 벌커선의 시장가격이 척당 2600만~27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수주액은 2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PP조선해양 역시 일본 선주로부터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중형 벌크선을 수주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일본 선주들이 주로 자국 조선소에 발주했던 전례를 봤을 때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선주들이 엔화의 고공행진으로 한국 조선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중형 벌크선박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SPP조선해양이 최대 수혜업체로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조선업계가 견적시 제출하는 선가는 달러 환산 기준으로 한국 업체들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핸디막스ㆍ핸디사이즈 벌크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중형 선박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조선사들은 한동안 한국 업체들과 힘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선박수출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일본 조선사가 수주한 핸디사이즈 벌커는 59척으로 전체 수주물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日수입차 "앉아서 당할 순 없다"
지난 9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6만6000여대. 역대 최초로 8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그중 일본 수입차 5사(도요타ㆍ혼다ㆍ닛산ㆍ스바루ㆍ미쓰비시)의 시장 점유율은 약 25.7%, 1만6400여대다.
때문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엔고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내놓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는 기존 이미지에 플러스를 입히는 전략을 택했다.
올 초 대량 리콜 악재를 벗어난 도요타는 고급 스포츠 모델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9월 세단에 스포티함을 덧입힌 '렉서스 LS460 스포트'를 출시한 데 이어 10월에는 스포츠형 모델 '렉서스 IS F'를 출시했다.
도요타가 '스포티'라면 혼다는 '친환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내달 5일 국내 첫 2000만원대 하이브리드자동차인 '인사이트'(기본형 2950만원)를 출시, 국내 친환경차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는 계획이다.
혼다는 이와 함께 26일 주력 모델인 '어코드'의 연비를 높이고 가격을 낮춘 새 모델을 출시, 중형 수입 세단 경쟁에 불을 지핀다. 기존 하나의 2.4L 모델을 둘로 나눠 기본형 가격(3490만원)을 기존보다 100만원 낮추고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 특징.
닛산ㆍ스바루ㆍ미쓰비시 등 다른 일본 업체들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신차보다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엔고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엔고가 끝난 후 본격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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