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중국 기업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에 기업공개(IPO) 대기물량이 밀려있는데다 우리측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으로 중국 기업들의 한국 상장 선호도가 부쩍 향상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은 지난 2007년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현재 14개로 늘어났다.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와 썬마트홀딩스,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는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를 신청한 상태이고, 6개 기업은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많아 상장까지 실질적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일부 기업들이 한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정석 한국거래소 해외상장유치팀 팀장은 "중국에 기업들이 워낙 많아 심사청구조차 못하는 기업들도 많고, IPO 대기물량이 100~200개까지 되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큰 기업을 위주로 상장되기 때문에 작은 기업은 3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중국 IPO 관련 리서치기관인 제로투IPO에 따르면 중국기업의 해외상장 수는 증시가 활황이었던 2007년 251건에 달했고,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115건에 그쳤으나 2009년 183건으로 다시 60%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전년대비 70% 가까이 늘어난 310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시장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중국 증시 대신 해외 증시에 상장한다면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특히 중국 시장과 달리 한국 시장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관련업종이 뛰어들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는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각각 2개, 2개, 5개, 5개 기업이 상장했다. 내년에도 현재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거나 할 계획인 기업 9곳을 포함해 상당수 중국기업이 한국증시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매화 한화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이 뉴욕거래소에 상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중국 기업이 선진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기업 인지도도 높아질뿐 아니라 이미지가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중국기업 IPO 담당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제일 선호하는 곳이 홍콩인데, 홍콩시장은 금융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관련업종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편견, 이른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는 점도 중국 기업들의 한국 증시 진출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합과기 사태 여파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회계 기준이 강화된 만큼 중국 기업 투명도가 높아지고 있고,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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