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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준공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시찰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가운데). |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정몽구 회장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맡형 역할과 함께, 올해 가동을 시작한 현대제철 고로제철소의 안정화, 현대건설 인수시 자동차-철강-건설의 그룹 3대 축을 전면적으로 재정비 해야 한다. 거기에 74세의 나이를 생각하면 안정적인 경영권 확립 또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제는 고급화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많은 국내 기업들이 그렇듯 샌드위치의 처지에 놓여 있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은 많은 수요를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고급화에 나서지 못한다면 향후 10년 내 설 땅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대우차 삼성차 쌍용차 등이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해외에 속속 매각된 것도 결코 우연이라고만 할 수 없다.
연내 현대차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와 현대차 친환경 기술의 결정체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자동차의 메카’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같은 고급 브랜드라는 ‘카드’를 놓고 고심하는 것도 고급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철강-건설 3대축=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며 기존 자동차와 철강, 건설을 한 축으로 묶는 작업도 당면 과제가 됐다. 키워드는 ‘해외 시장’과 ‘친환경’.
자동차 부문이 전 세계에 생산.판매기반을 갖췄고 현대건설 또한 중동 등 개발도상국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춰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지만 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드는 데는 앞으로 더 많은 고심이 필요하다.
또 그룹 내 철강(자동차용 강판)-자동차-철강(고철 이용한 건설용 철강재)-건설로 이어지는 친환경 순환을 이루겠다는 계획도 현대제철의 고로제철소 안정화와 현대건설의 성공적인 인수가 선행돼야 한다.
◆경영권 확립은 어떻게= 경영권 확립 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현대차는 이미 50% 이상의 지분이 해외투자자들로 이뤄진 다국적 기업이다. 경영권이 흔들릴 경우 현재의 강력한 추진력을 잃는 것은 물론 그룹의 존망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외아들 정의선 씨가 ‘디자인 기아’라는 아이콘을 만들어 내는 등 경영 측면에서 성과를 내며 현대차 부회장까지 오른 만큼 외면적으로 3세 경영 체제는 확고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만큼(기아차 1.84%) 실질적으로 어떤 식으로 경영권을 이어가야 할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재계 일각에서 현대건설 인수와 경영권 승계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형욱·김병용·이정화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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