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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100년 DNA 16·2] 정몽구 회장에 남겨진 세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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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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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 고급화 - 그룹 3대축 정비 - 경영권 확립

   
 
 지난달 준공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시찰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가운데).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정몽구 회장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맡형 역할과 함께, 올해 가동을 시작한 현대제철 고로제철소의 안정화, 현대건설 인수시 자동차-철강-건설의 그룹 3대 축을 전면적으로 재정비 해야 한다. 거기에 74세의 나이를 생각하면 안정적인 경영권 확립 또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제는 고급화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많은 국내 기업들이 그렇듯 샌드위치의 처지에 놓여 있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은 많은 수요를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고급화에 나서지 못한다면 향후 10년 내 설 땅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대우차 삼성차 쌍용차 등이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해외에 속속 매각된 것도 결코 우연이라고만 할 수 없다.

연내 현대차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와 현대차 친환경 기술의 결정체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자동차의 메카’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같은 고급 브랜드라는 ‘카드’를 놓고 고심하는 것도 고급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철강-건설 3대축=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며 기존 자동차와 철강, 건설을 한 축으로 묶는 작업도 당면 과제가 됐다. 키워드는 ‘해외 시장’과 ‘친환경’.

자동차 부문이 전 세계에 생산.판매기반을 갖췄고 현대건설 또한 중동 등 개발도상국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춰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지만 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드는 데는 앞으로 더 많은 고심이 필요하다.

또 그룹 내 철강(자동차용 강판)-자동차-철강(고철 이용한 건설용 철강재)-건설로 이어지는 친환경 순환을 이루겠다는 계획도 현대제철의 고로제철소 안정화와 현대건설의 성공적인 인수가 선행돼야 한다.

◆경영권 확립은 어떻게= 경영권 확립 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현대차는 이미 50% 이상의 지분이 해외투자자들로 이뤄진 다국적 기업이다. 경영권이 흔들릴 경우 현재의 강력한 추진력을 잃는 것은 물론 그룹의 존망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외아들 정의선 씨가 ‘디자인 기아’라는 아이콘을 만들어 내는 등 경영 측면에서 성과를 내며 현대차 부회장까지 오른 만큼 외면적으로 3세 경영 체제는 확고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만큼(기아차 1.84%) 실질적으로 어떤 식으로 경영권을 이어가야 할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재계 일각에서 현대건설 인수와 경영권 승계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형욱·김병용·이정화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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