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근로자 4명 중 1명꼴이 가입했다.
3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에 가입된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20조3089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8년 11월 5조원, 지난해 11월 10조원을 각각 넘어선데 이어 10개월만에 다시 갑절인 20조원으로 불었다.
가입자 수는 183만7445명으로 5인 이상 상용근로자 737만7241명의 24.9%에 해당한다. 근로자 4명 가운데 1명이 가입한 셈이다.
도입 사업장 수는 8만3160개로 5인 이상 사업장 51만1794개의 16.2%에 이른다.
500인 이상 사업장의 도입률은 41.2%인데 비해 10인 미만 사업장은 3.7%에 불과해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도입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유형별로는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되고 기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이 전체 적립금 가운데 66.9%인 13조5910억원, 기업 부담금이 사전에 결정되고 근로자가 운용 방식을 선택하는 확정기여형(DC)이 20.7%인 4조1989억원이었다.
퇴직계좌(IRA)는 개인형이 1조9941억원(9.8%), 기업형이 5249억원(2.6%)이었다.
전체 적립액 가운데 예ㆍ적금과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원리금 보장형이 89.6%인 반면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은 7.9%였다. 나머지 2.5%는 운용대기자금 등이었다.
실적배당형 가운데 주식 편입 비중이 40% 미만인 채권형 펀드 6.5%, 주식 편입 비중 60% 이상인 주식형 펀드 0.2%, 주식 편입 비중이 40~60%인 혼합형 펀드 0.3% 등 분포를 보였다.
이처럼 퇴직연금이 위험자산인 주식투자에 보수적이지만 적립금 규모가 커지다 보니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를 통한 증시 유입자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퇴직연금의 간접투자 상품 운용자금은 2007년 말 3668억원, 2008년 말 6691억원, 지난해 말 1조1292억원 등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1조4698억원으로 증가했다.
적립금 운용수익은 지난달 말 현재 DB형 7.2%, DC형 10.3%, IRA기업형 7.2%, IRA개인형 5.4% 등으로 전체 평균 수익률은 7.7%였다.
금융 권역별 시장 점유율은 은행 51.9%, 생명보험 28.4%, 증권 13.5%, 손해보험 6.1% 등이었다.
기존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을 올해까지 퇴직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중간 정산해야 하는데다 세제혜택도 늘기 때문에 퇴직연금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퇴직연금이 연내 30조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5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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