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1] 오바마 심판론.. 여소야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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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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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중간선거 판세(출처: 가디언)
파란색: 민주당 강세 / 하늘색: 민주당 우세/ 노란색: 경합지 / 핑크색: 공화당 우세 / 빨간색: 공화당 강세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미국 의회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공화당의 압승이 점쳐지고는 있지만 민주당도 뒷심을 발휘하며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는 상원의원 선거 결과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37석, 하원 435석, 주지사 37명을 새로 선출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열세에 몰릴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주말 코티네컷ㆍ일리노이ㆍ오하이오ㆍ펜실베이니아주를 돌며 막판 선거 유세에 열을 올렸다. 공화당 지지자 모임인 티파티와 함께 왕성한 선거운동을 펴고 있는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웨스트버지니아를 막바지 유세 장소로 정해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우위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은 상원에서 간신히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 '경제 무능' 심판
이번 선거에서는 여느 때와 달리 테러나 전쟁 등 다양한 이슈가 부각되기보다 경제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은 더딘 경기 회복세와 높은 실업률 등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실패 결과로 제시하고 있으며 국민적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하원 다수석을 공화당에 뺏길 것이란 예상이 압도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공화ㆍ민주당 지지도가 47% 대 44%로 벌어졌다며 공화당이 안정적으로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AP통신도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하원 의석 435석 중 231석을 차지, 204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을 비교적 큰폭으로 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 애널리스트들도 민주당이 상당수의 상원 의석을 잃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앞서고 있다. ABC방송은 37개주 가운데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주는 9곳에 그친 반면, 공화당이 앞서고 있는 지역은 19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상원에서는 그나마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적어도 10석 이상을 추가시켜야 하는데 경합 중인 곳이 많아 공화당의 양원 장악은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 때리기' 표심 향방 주목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0% 안팎의 높은 실업률이라는 이슈보다 중국 문제가 이번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우선 과제인 경제 회복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양당이 중국 때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민주당에게는 중국 카드가 더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227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문제 삼아 악화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중국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난 31일 중국이 양당의 표적이 됐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세계 파워'로 떠오른 중국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미국 일자리를 가로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 주도의 일극체제를 빼았았다는 이유로 '공공의 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어느 후보라도 중국이나 중국 기업과 연관이 돼 있는 경우 라이벌 후보에게 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게 됐다고 전했다.

더욱이 미국 대다수 유권자들의 표심은 여느 때보다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중국을 공공의 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은 양당간에 더 뚜렷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특정당에 현 경제상황에 대한 책임이나 해결책을 떠넘기기보다는 똑같이 책임을 지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후 과제도 '첩첩'
현재 가장 까다로운 문제들은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져 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부담이 될까봐서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포함, '부시감세안' 연장 여부, 정부 지출안 승인, 한ㆍ미 FTA 재협의 문제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모두 중간선거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정 내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는 편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 둔화된 경제 성장세가 갑자기 호전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경제에 관한 책임을 공화당에 돌릴 수 있고,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공화당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돼 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승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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