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
때문에 차 사장의 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예전에는 팀장급 이상이 보고를 들어갔지만 차 사장 취임 이후에는 팀원이 들어가 직접 보고하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다.
차석용 사장은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미국에서 마친 후 미 P&G 본사 입사 이래 P&G-쌍용제지, 한국P&G, 해태제과 등 국내외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치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국제감각과 경영능력을 쌓아온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차 사장은 최종 소비자를 상대하는 LG생활건강 경영에 있어 ‘마케팅’을 가장 중시한다. 마케팅이란 차별화되고 더 좋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며 그 핵심요소는 ‘창의력’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CEO 취임 이후 임직원의 창의적인 업무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차 사장의 노력은 사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생각이 자라는 소비자 마케팅 회사’라는 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 즉, ‘종업원 가치제안’을 설정하고 야근문화 없는 정시퇴근을 정착시켜 직원들이 자기계발이나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회의를 대폭 줄이고 꼭 필요한 회의만 1시간 내로 끝내는 등 간결한 회의문화를 확산시켰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고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창의성은 아무 고민 없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떠오르는 게 아니라는 것이 그의 인생경험이다. 일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쌓이고 쌓일 때, 응축된 생각이 뛰어난 창의성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회사에서는 편안하지 않은 마음을 가지는 것이 편안한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편안한 나날이 쌓이면 뒤쳐질 수밖에 없고, 항상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면서 자신을 계속 채찍질할 때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창의력’만큼이나 차 사장이 강조하는 것이 ‘디테일’이다. “등산할 때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험한 산길이 아니라 신발 속의 작은 모래알”이라며 사소한 잘못이 LG생활건강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멋진 실패에 상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 줄’ 것이라며 변화를 두려워 말고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라고 당부한다.
차 사장은 “기업은 달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두발 자전거와 같다”며 “일시적인 성공에 안주하고 변화하지 않을 때 그 기업은 결국 쓰러지고 말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변화를 중시하는 차 사장이 반대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꼽는 것이 있다. 바로 ‘정직’과 ‘투명함’. 투명함이란 둥근 케이크처럼 어떤 각도에서 보건 어두운 면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서 뼛속까지 드러내는 정직성이야말로 업무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최 사장은 최고경영자가 갖춰야할 자질로 ‘정직성에서 출발한 신뢰’를 꼽았다.
임직원들이 ‘저 사람 믿고 따르면 최소한 손해는 안 본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CEO에게는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도 조직원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중요한 순간 결단력을 발휘하며 항상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 제임스 딘의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그 말처럼 원대한 비전과 그 비전을 향한 치열한 노력으로 경주하는 LG생활건강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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