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흑자국? 흑자 낸 국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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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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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가입으로 인한 형식적 분류일 가능성 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 경제 전망과 정책 도전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공식적인 선진국 지위를 인정 받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캐나다, 일본, 유로 지역과 함께 선진 흑자국으로, 호주, 영국, 미국은 선진 적자국으로 분류됐다.

이달에 개최될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국제기구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분류된 점은 우리나라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지 않겠느냐는 기대마저 일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된 것은 선진국이면서 흑자를 낸 국가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떤 특정한 기준을 충족시켜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MF는 우리나라가 지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이후 1997년부터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해 왔다"며 우리나라가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된 것은 OECD 가입으로 인한 형식적인 분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우리나라가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되면서 전통적인 선진국으로부터 앞으로 있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절상 압박 등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반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선진국이면서도 이른바 경상수지 4%룰에는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IMF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6%, 2011년에는 2.9%, 2015년에는 2.0%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경상수지 목표제의 핵심인 ‘경상수지 규모 GDP의 4% 이내 유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목표제가 어떤 내용으로 채택된다 해도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하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달 22일에서 23일까지 경주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발표한 코뮈니케에서 "대외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과도한 대외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경상수지 규모가 가이드라인에서 많이 벗어나는 국가에 대해 모니터링을 한 뒤 보고서를 내고 G20 국가들의 상호평가 과정을 통해 근본원인을 진단할 예정이다.

leekhy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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