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 시도를 기점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경북 구미의 KEC 사태를 해결하고자 야당 국회의원들이 중재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민주당 홍영표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들은 1일 KEC 구미공장을 찾아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이후 이들을 대표해 홍영표 의원과 이정희.조승수 대표 등은 온종일 KEC 구미사업장에 머물며 사측 대표인 이신희 본부장과 만나거나 노조 지도부와 번갈아 만나 중재안을 끌어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들의 중재 노력에도 아직 노사 양측은 아직 완전한 합의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미 노조가 타임오프제 시행을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KEC 노사 갈등의 쟁점은 사실상 파업 노조원에 대한 징계나 고소ㆍ고발 문제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징계에 따른 해고자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원칙대로 다수를 징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노사가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양측의 입장이 전달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같은 중재 노력을 반영하듯 이날 54명의 노조원이 농성을 해제하고 공장을 빠져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KEC 구미1공장을 점거한 이 회사 노조원 200여명이었지만 조금씩 농성을 풀다가 이날 대거 농성을 해제하면서 현재 공장에 남은 사람은 33명이다.
노조원들은 그동안 공장에 처음 들어갈 때 가져간 약간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날 야당 국회의원이 노사 양측에 사태의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노조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대거 농성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농성을 푼 이유는 공장 점거가 12일째 이어지면서 음식물이 바닥나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 노조원이 늘었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배태선 사무국장은 "남아 있는 조합원의 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음식물이 부족하고 건강을 책임지기가 어려워서 일부 조합원에게 공장을 나오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성장 안팎에서는 쟁점이 많지 않아 조만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공장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이 아직 남아 있어서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노사 양측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다른 의원들과 함께 철야 농성에 들어간 이정희 대표는 "사태가 더는 악화되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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