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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 코드로 풀어보는 한·중·일 '토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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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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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이제 더이상 나약함의 상징이 아니다. 십이지에서 호랑이와 용 사이에 위치한 토끼는 한·중·일과 같은 농경국가에 만물의 성장·번창·풍요를 의미하기도한다.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얼마 전 여의도 공원에서 토끼가 뛰어다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포착됐다.

집에서 키우다 버린 토끼가 어느새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공원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이처럼 토끼는 번식력이 강한 동물이다.

독립운동가 최남선은 한반도 지형을 토끼로 보는 것을 마뜩찮게 생각해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백두산 호랑이의 모습으로 비쳐지길 원했다.

하지만 현재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극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토끼는 막강한 번식력을 앞세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군사력이 전부였던 ‘호랑이 시대’에서 소프트 파워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토끼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한다.

날쌔고 재빠른 토끼, 귀엽고 온순한 토끼 그리고 엽기토끼 마시마로까지. 토끼는 이렇게 늘 우리 곁에 있었다.

토끼하면 떠오르는 ‘달에서 방아 찧는 토끼’ 우화 ‘토끼와 거북이’ 속 지혜로운 토끼 외에도 ‘토끼같은 자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놓친다’ 는 격언 등 토끼를 둘러싼 수많은 말들은 곧 토끼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물임을 말해준다.

이 책은 이러한 토끼를 십이지신(十二支新) 코드를 활용해 풀이했다. 쥐·토끼·호랑이·말 등 십이지 동물들이 한국·중국·일본에서 어떤 상징성을 지니고 어떻게 일상생활과 문화에 반영됐는지 살핀다.

또 토끼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동질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이유가 토끼의 ‘상징성’ 덕분이라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십이지의 열두 마리의 짐승 가운데 토끼는 쥐 다음으로 작다. 하지만 호랑이와 용 사이에 위치한 강한 동물이다. 토끼를 뜻하는 ‘묘(卯)’는 만물의 성장·번창·풍요를 의미한다.

이러한 토끼의 특성은 농경민족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즉 토끼는 나약함의 표상이 아닌 어느 짐승보다 활력 넘치는 존재인 셈이다.

토끼와 회화를 살펴보면, 한·중·일 삼국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토끼를 말·소·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게 그렸다. 토끼는 동물화의 한 소재로써 주로 감상화로 그려졌다. 중국의 경우 송나라 시대에는 매화·장미 등의 꽃과 까치 등을 함께 그린 화조화(花鳥華) 로 그려졌다. 이 밖에도 한·중·일 서사문학 속 토끼, 종교 속 토끼, 현대인과 토끼 등 토끼와 관련된 이야기를 폭넓게 다뤘다.

한·중·일 삼국의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스며있는 토끼 이야기는 우리 조상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흙 속에 저 바람속에’ ‘디지로그’의 저자인 이어령 석좌교수가 책임편집을 맡은 이 책은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이해를 돕기 위해 유한킴벌리의 사회공헌연구사업으로 기획됐다.

omn0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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