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그로스 "양적 완화 지속시 달러 20% 추락"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양적 완화' 기조를 고수하면 달러 가치가 향후 몇년에 걸쳐 20%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가 예측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그로스는 연준이 양적 완화 기조를 포기하지 않으면 "달러 가치가 20% 떨어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면서 달러 절하 속도도 자금시장에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로스는 연준이 최소한 5000억달러를 풀 것으로 관측되는 "'2차 양적 완화(QE2)'가 달러를 더 찍는 것은 물론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외국 투자자가 지금의 가치로 달러를 보유할 동기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한 펀더멘털상의 문제는 "선진국과 개도국 노동 비용이 매치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중국(의 노동비용)이 훨씬 더 싸다"고 강조했다.

그로스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을 사상 초유의 적자 수렁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미국인이 생각하지만 이는 세계화 경제의 부산물이라면서 "우리가 지난 20~30년간 수행해온 것"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부추겼으며 이제 부메랑에 맞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로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인이 해외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면서 "연기금과 미국 개인 투자자의 자산이 달러 베이스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베이스 투자에 계속 묶여있으면 아마도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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