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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재개되나..美 FOMC에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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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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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2∼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는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2) 규모에 따라 지난달 23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휴전 상태에 접어든 환율전쟁이 '종전' 수순을 밟을 수도, 아니면 재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양적완화는 기준금리가 이미 '제로 수준'이어서 더 낮출 수 없을 때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을 말한다. 미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1조7천억달러 규모로 채권을 사들인 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 2차 양적 완화 규모를 결정한다.

미국이 대규모 추가 자산 매입책을 내놓는다면 달러화는 급락하고 일본 엔화와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각국이 자국 통화의 절상을 막기위해 외환시장에 앞다퉈 개입하면 통화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 지표 호전 등을 고려할 때 양적 완화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 `촉각'

2일 아시아 외환시장은 미 FOMC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 이날 낮 호주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출렁였으나 변동폭은 제한됐다.

전날 8.7원 이상 급락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수준인 1,11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다가 호주 금리인상 소식 이후 1,11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엔화는 지난 1일 장중 한때 80.21엔까지 치솟아 15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날 주로 80엔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일본은 미국이 대규모로 달러를 풀어 엔화가치 급등을 부채질하면 그냥 두고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다음 회의를 애초 예정했던 15, 16일에서 FOMC 직후인 4, 5일로 열흘 이상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온다면 `엔고 대응책'으로 맞불을 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뿐 아니라 캐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최근 자국통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미국의 조치에 따라 환율전쟁이 재발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추가 유동성 공급, 크지않을 것"
   
미국의 추가 유동성 공급 규모에 대해 시장의 관측은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5천억∼2조달러 내에서 자산매입 조치가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 미 연준의 국채 매입 규모가 예상보다 큰 2조달러 규모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FOMC가 다가올수록 양적완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자칫 환율전쟁 재개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 연구원도 이같이 예상한 뒤 ▲미국 기업의 실적 및 경제지표 호조 ▲경주 합의 ▲미 중간선거 일정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달 경주합의에서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인 통화절하 자제 뿐아니라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의견을 모은 만큼 미국이 이를 의식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 미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한 이유다.

우리 정부도 각국의 움직임이 경주합의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주합의의 환율 중재안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시 한번 정상간에 합의되면 환율 분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주 합의로 주요국들이 마음대로 환율을 다루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외 시각을 의식해 적정 수준의 조절에 그칠 것"이라면서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환율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히면 각국간 갈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절상 압력받을 듯
   
미국이 추가로 돈을 풀면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오정근 교수는 지난 1일 한국국제금융학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세미나에서 "미국이 1조달러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을 단행하면 원·달러 환율이 35원가량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가 유동성 공급 규모가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환율이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원화 강세라는 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양적완화 규모가 크지 않다면 신흥국들도 경주합의를 이행해 외환시장 개입 등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 원화는 절상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전쟁의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 연구원은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환율뿐 아니라 각 나라의 저축과 소비구조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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