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국내 중소 코스닥업체들이 해외증시 상장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에 도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해외증시에 입성한 국내 기업들이 거래량 부진으로 자진 상장폐지하거나 명분상 비싼 상장유지비를 지불하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일부 코스닥상장사는 주식예탁증서(DR)를 통한 상장이 아닌, 해외에 설립된 자회사(법인)을 직접 해외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DR은 국제 자본시장에서 주식 유통수단으로 활용되는 대체증권이다. 원래 주식은 본국에 보관하고 이를 대신하는 증서를 만들어 외국에서 유통시키는 방법이다. 주식을 해외에서 직접 발행·거래하는 과정중 수반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국내기업들은 주로 DR을 통해 상장해왔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DR로 발행된 종목은 총 44개다. 이중 우선주 7종목과 외국계 금융그룹 계열인 2곳, 사실상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돼 장외시장에서 매매되는 종목을 제외하면 국내기업 35곳의 주식이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해외DR 발행 실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07~2010년 11월 현재 3년간 해외 DR발행기업은 연평균 2개에 불과하다. 지난 2003~2006년 연평균 7개 기업이 발행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실제 거래량이 미미한 탓이 크다. 자금유치 효과보다 상장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반면, 코스닥상장사들은 최근 해외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008년부터 코스피상장사들의 해외DR발행 건수는 전무했던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상장사 3곳(상폐종목 제외)이 해외증시에 상장됐다.
성원파이프는 지난 9월 미국 장외시장인 OTCQX에 DR을 상장시켜 해외증시 진출 효과를 노렸다. 나스닥보다 저렴한 상장유지 비용 때문이다.
성원파이프 관계자는 "OTCQX시장은 나스닥 대비 상장유지 비용이 저렴한 데다 아디다스 등과 같은 글로벌기업 주식도 거래되는 시장"이라며 "한국기업 중 최초로 상장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었고, 국내 선두 스테인레스 강관업체로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산균제품 생산업체인 쎌바이오텍은 2006년 덴마크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인 '쎌바이오텍유럽'의 원주를 이르면 2011년내 현지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유산균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한국 기술력으로 제조한 유산균 제품을 판매하고, 자회사를 현지기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며 "덴마크거래소 상장을 통해 유치하는 자금은 한국 본사에 조달하기 보다 현지법인을 키우는 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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