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턴이 자국 기업인 포타쉬코프를 적대적 인수하려는 데 제동을 걸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니 클레멘트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날 낸 성명에서 "세계 최대 비료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국가적 순편익(net benefit)이 없다"며 BHP가 제시한 400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캐나다 정부는 다만 최종 결정을 미루고 BHP에 30일 안에 항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캐나다 정부가 대규모 거래를 막아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캐나다 정부가 해외 기업의 자국 기업 인수시도를 막아선 사례는 최근 25년 사이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과거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포타쉬 소재지인 사스캐처원주의 압력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스캐처원 주정부는 포타쉬를 매각하면 일자리와 세수가 주는 것은 물론 중요한 자원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고 우려해 왔다.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서는 캐나다 정부의 이번 행보로 해외 투자자들의 캐나다 기업 인수 시도가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HP가 포타쉬에 제시한 인수가격은 2000년 프랑스 미디어그룹 비방디가 주류업체 시그램을 461억 달러에 인수한 이례 가장 큰 액수다.
한편 캐나다 연방 정부는 캐나다투자법(Investment Canada Act)에 따라 2억9600억 달러가 넘는 인수합병(M&A) 거래의 경우 국가적인 순편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법이 제정된 1985년 6월 30일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캐나다 정부는 1637건의 M&A를 승인했다. 다만 2008년 미국 최대 포탄제조업체 얼라이언트테크시스템스가 캐나다 우주항공기업 MDA를 인수하려 했을 때는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정은 기자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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