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인플레이션 우려가 개발도상국을 넘어 미국까지 퍼질 태세다.
미국의 식품업체들이 수요급감 우려에도 이를 악물고 제품 가격을 서서히 올릴 조짐이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우유, 쇠고기, 커피, 코코아, 설탕 등 기초식품의 가격은 지난 20년간 큰 변동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식품값이 오르면서 지난 2008년 곡물대란에서 꿈쩍하지 않던 미국의 식품가격도동반 상승하기 시작했다.
크래프트푸즈, 사라리, 제너럴밀즈 등 미국의 주요 식품업체들은 재료비 상승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도 지난 8월 제품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공언한 지 한달 만에 일부 제품에 대해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번복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167개 수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스테이터브라더스마켓은 최근 미국인들이 아침식사로 주로 애용하는 시리얼제품의 가격을 5% 인상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육류소비가 늘어나면서 곡물가격도 동반상승해 전체적인 식품인플레이션이 일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게다가 러시아 등 곡물수출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작황부진도 제2의 곡물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일반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일년간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상승했다.
이는 1961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식품지수는 1.4%나 올랐고 농무부에 따르면 내년 식품인플레이션은 2~3%에 달할 전망이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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