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희의 SNS 속 세상] 비용·민원·책임 부담에 사라지는 '숙박형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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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때 학생들에게 학창 시절 가장 큰 추억으로 꼽히던 수학여행이 최근 들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1박 2일이나 2박 3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숙박하며 추억을 쌓는 대표적인 학교 행사였지만,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숙박형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가까운 지역을 다녀오는 당일치기 현장체험학습으로 대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비용 부담, 안전사고 책임, 학부모 민원, 교사 업무 과중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수학여행이 더 이상 당연한 학교 행사가 아니라 부담스러운 교육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는 응답은 53.4%에 그쳤다. 반면 당일치기 형태의 비숙박형 체험학습만 운영했다는 응답은 25.9%, 교내 체험활동만 진행했다는 응답은 10.8%, 모든 형태의 현장체험학습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응답도 7.2%로 나타났다. 학교 두 곳 중 한 곳 정도만 숙박형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수학여행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용 부담이 꼽힌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강원도 일대 2박 3일 중학교 수학여행 비용이 60만 원을 넘는다는 안내문이 공유되며 논란이 커졌다. 해당 안내문을 본 학부모와 누리꾼들은 "국내 여행인데 해외여행 값 아니냐", "아이 둘이면 120만 원이 넘는데 현실적으로 부담된다", "학원비도 빠듯한데 수학여행비까지 이렇게 오르면 어떻게 보내느냐", "선택이라고 하지만 친구들이 다 가면 안 보낼 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비용 상승이 무조건 학교나 여행업체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요즘 버스비, 숙박비, 식비가 모두 올라 예전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안전요원 배치와 보험 가입, 식사 질까지 맞추려면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싸게 가면 또 숙소가 낡았다, 밥이 부실하다며 민원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학여행비에는 교통비, 숙박비, 식비, 체험비, 안전요원비, 보험료, 프로그램 운영비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과 안전 기준 강화가 함께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이동보다 소규모 테마형 체험학습이 늘어난 점도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과거처럼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이동하면 단체 계약을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반별 또는 소규모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면서 차량, 숙소, 체험 프로그램을 나누어 운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안전 관리는 더 세밀해졌지만, 1인당 부담 비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비용 문제와 함께 학교 현장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민원이다. 수학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학교가 주관하는 교육활동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숙소, 식사, 일정, 안전, 방 배정, 휴대전화 사용, 학생 간 갈등, 사진 공유, 응급상황 대응 등 다양한 부분에 의견을 제기한다. 물론 자녀의 안전과 비용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문제 제기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사소한 불만까지 민원으로 이어져 교사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사들은 수학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소 선정, 업체 계약, 사전 답사, 안전 계획 수립, 학생 건강조사, 알레르기 확인, 방 배정, 버스 좌석 배치, 비상연락망 구성, 보험 가입, 사후 정산까지 맡아야 한다. 행사 당일에는 학생 인솔과 생활지도, 응급상황 대응, 학생 간 갈등 중재까지 책임진다. 한 누리꾼은 "학교가 여행사도 아닌데 너무 많은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교사 본업은 수업인데 수학여행 준비로 행정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고 반응했다.

특히 숙박형 수학여행은 낮 일정이 끝난 뒤에도 교사의 업무가 계속된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수학여행을 단순한 교육활동이 아니라 '고위험 업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교사들의 부담은 수치로 드러났다.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형사책임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89.6%에 달했고, 준비 과정에서 행정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응답도 84.0%로 나타났다. 개선책으로는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가 가장 많이 꼽혔다.

누리꾼들 역시 교사들의 부담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이들은 추억을 만들지만 선생님들은 밤새 긴장해야 한다", "사고가 안 나면 당연한 것이고 사고가 나면 교사 책임이 되는 구조", "내가 교사라도 숙박형 수학여행은 피하고 싶을 것 같다", "민원 넣는 사람은 한두 명이어도 그걸 감당하는 교사는 몇 달을 시달릴 수 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반면 수학여행 축소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생들과 일부 학부모들은 수학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숙박하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부모 없이 단체생활을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온라인에서는 "당일치기는 그냥 소풍이지 수학여행은 아니다", "친구들과 같이 자고 노는 게 수학여행의 핵심인데 그게 사라졌다", "학교생활의 큰 추억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가족여행과 수학여행은 완전히 다르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당일치기 체험학습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숙박형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안전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며, 야간 생활지도와 숙박 관련 민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는 2박 3일 수학여행 대신 박물관, 과학관, 역사 유적지, 생태공원, 직업체험관, 공연장 등을 여러 차례 나누어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무리해서 멀리 가는 것보다 가까운 곳을 알차게 가는 게 낫다", "비싼 숙박형보다 당일형 체험을 여러 번 하는 게 현실적이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당일치기가 가장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일치기 체험학습이 숙박형 수학여행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학생들은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면 그냥 견학 같다",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숙소에서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라고 말한다. 반면 학부모와 학교 측에서는 "안전과 비용을 생각하면 당일형이 더 현실적", "추억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나면 감당해야 할 책임이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수학여행비 상승은 교육 기회의 형평성 문제로도 이어진다. 학교에서는 선택 참여라고 설명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친구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행사에 혼자 빠지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검증된 숙박시설과 이동업체를 교육청 차원에서 관리하고, 안전요원과 응급대응 인력을 지원하며, 비용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교사가 안전수칙과 매뉴얼을 충실히 지켰다면 사고 발생 시 과도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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