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기업의 공모가 저가 책정 현상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을 통해 IPO를 한 기업은 총 113개사(금융업 제외)로, 이중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기업이 88개사, 코스닥시장에 속한 기업이 25개사였다.
이들 IPO를 분석한 결과 저가발행(underpricing) 비율은 40.5%로 2007년부터 자본시장법 전의 25.1%보다 15.4%포인트 늘어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IPO 기업의 저가발행 비율이 15.8%포인트(25.6%→41.4%), 코스닥시장이 15.7%포인트(21.4%→37.2%) 증가했다.
저가발행이란 IPO 기업의 신규주식을 시장가치보다 낮은 값으로 매기는 것을 가리킨다. 신규 공모주의 공모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낮게 설정되는 만큼 상장일 첫날 수익률이 기형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반면 IPO 인수 주관사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과 비교하면 더욱 많은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을 챙겨 인수 주관사가 IPO 저가발행의 수혜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진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IPO 기업에 대한 평가가 법 시행 이전보다 공정하지 못했다"며 "결국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자본조달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IPO 시장에서의 적절한 가치평가는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금융투자업자 등 시장참여자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