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통신사 PTI는 지난 2일 익명의 인도 정부 관리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 머무는 동안 하루 경비가 무려 2억달러에 달하고, 경호요원까지 포함한 수행단이 무려 3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드러지 리포트는 이 보도를 인용했고, 오바마 `자객'으로 불리는 폭스뉴스의 보수논객 글렌 벡도 이 사실을 전하며 혈세를 낭비하는 `흥청망청' 순방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꼽히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지난 2일 밤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바마 순방 경비를 문제삼았고, `민주당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진 공화당 미셸 바흐만(미네소타)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 머무는 동안 5성 호텔인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의 객실 870개를 빌렸다"며 "지나친 낭비에 다름아니며 오바마식 재정의 한 작은 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PTI가 보도한 사실 자체가 별로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인용 보도하지 않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상에서 보수층들이 이 보도를 오바마 비판 소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보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경비는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과거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때의 순방경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도 "완전히 엉터리 보도이며, 보도와 유사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치 공세의 진위 여부를 밝혀내는 것으로 유명한 중립적 사이트인 '팩트체크'는 정부가 세부 경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인도 체류 하루 경비가 2억달러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실은 없다"고 정부측 해명에 손을 들어줬다.
팩트체크는 "아프간전쟁 하루 소요 경비가 1억9천만달러"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PTI 보도가 터무니없다는 얘기이다.
폴리티코는 이 사안이 논란이 되자 기사로 다루면서 문제의 `2억달러 경비' 보도는 "근거가 희박하고 부풀려진 보도"라며 대통령 순방경비의 한 예로 회계감사원(GAO) 자료를 토대로 지난 1998년 클린턴 대통령의 아프리카 6개국 순방경비 총액이 4천280만달러였고 그 대부분이 항공기 비용이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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