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이 10일 판사들이 동료 법관의 재판 과정을 방청하며 문제점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더 바람직한 재판을 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번이 첫 시도다.
이날 모니터링은 고영한 법원장을 비롯한 판사 14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제4민사부의 재판이 진행되는 7호 법정에서 이뤄졌다.
판사들은 법원이 미리 준비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법정에 들어가 재판 과정을 꼼꼼히 지켜봤다.
점검표에는 재판부가 개정 시간을 어기지는 않았는지부터 목소리 크기나 말하는 속도가 적당한지, 법복과 자세가 단정한지 등 재판과 관련된 28개 항목이 조목조목 정리돼 있었다.
최근의 '막말 판사' 논란과 관련, 재판부가 소송관계인에게 화나 짜증을 내지는 않는지, 적절한 진술 기회를 주는지 등에 대한 항목과 전주지법이 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구술심리 활성화를 위한 항목도 대거 포함됐다.
구술심리란 변론과 증거조사 등 소송행위를 서류가 아닌 말로 하는 재판 방식으로, 서면심리보다 주장과 재판의 쟁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당사자들이 결과를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전주지법은 이를 토대로 오는 22일에는 판사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바람직한 재판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또 전문가를 초청해 '법정 언행과 소통 기법'에 대한 강연도 듣기로 했다.
윤성식 공보관은 "구술심리주의가 실제 법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를 통해 법정 중심의 재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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