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물가상승과 자산거품 우려 속에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상했다.
인민은행은 10일 밤 일부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일부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이달 16일부터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로써 올 들어 총 네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상한 셈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이 얼마 전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면서 유동성이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해 이번 지준율 인상을 단행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준율은 금융기관이 예금 총액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현금준비 비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준율 인상은 시중의 유동성 과열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리쉰레이(李迅雷) 궈타이쥔안(國泰君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월 경제지표 발표 전날 인민은행이 금리를 전격 인상한 것은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함이었다”며 “이번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정부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10월 CPI 상승률이 4%를 초과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위안화 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대외무역 흑자가 불어나고,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는 상황 속에서 지준율 인상은 핫머니 유입을 방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리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지준율이 또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펑옌핑(彭硯苹) 중신(中信)건설증권 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준율 인상은 유동성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유동성 과열 현상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향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통화량 회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쉬젠(徐劍)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준율 인상 배경에는 세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규대출량 목표치(7조5000만 위안) 초과 가능성, 소비자 물가의 지속적 상승, 증시 과열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11, 12월 소비자 물가 급등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오즈젠(高子劍) 둥팡(東方)증권 연구소 애널리스트도 지준율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다만 “6개월에서 1년 내 금리가 4%까지 인상된다면 중국 증시는 아마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인선 기자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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