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은 12일 동성애자의 공공연한 군복무를 금지하는 국방부 정책을 존속시키기로 한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에 반발, 공화당내 동성애자 권익단체(LCR)가 낸 청원에 대해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의 동성애자 군복무금지정책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항소법원의 판결에 맡겨지게 됐다.
기존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사법부보다는 의회가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한 지방법원이 LCR 측이 낸 소송에서 관련정책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정책 폐기를 명령해 궁지에 몰렸다.
이에 오바마 행정부는 제9 순회항소법원에 항소, 법원심리가 이뤄지는 기간동안 해당정책을 존속시킬 수 있게 됐지만 LCR 측이 전면에 나서 대법원에 즉각적인 폐기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들은 갑작스런 정책 수정이 이뤄질 경우 작전과 군의 사기, 병력 확보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신중한 결정을 주문한 반면 국방부의 한 실무연구단체는 최근의 상황에서 미칠 위험은 극히 적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이뤘다.
오바마의 군 지도부가 기존 정책을 폐지하는 새로운 법안 통과를 의회에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법률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는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동성애자 군복무에 관한 국방부 연구보고서 초안이 언론에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오는 12월1일 이후까지 비공개 예정이던 총 370쪽 분량의 연구보고서 초안에는 동성애자들의 군복무가 허용되더라도 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보고서 내용은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특종 보도됐으며, 이후 AP 등 다른 언론매체 의해 확인되면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출 정보 가운데 기밀로 분류된 내용은 없었지만 동성애자 군복무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국방부가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연구결과를 선별적으로 유출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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