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야구장 제1필드에서 벌어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리그 대만과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면서 5안타 1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틀어막으며 완승을 이끌었다.
여러모로 류현진에게 이날 경기는 결코 마음 편하게 나설 수 없는 일전이었다.
대만은 한국이 금메달을 따내는 데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히는 경쟁 상대다.
비록 간판 선수들이 여럿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 뛰는 12명의 해외파 선수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즌을 마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라 그동안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은 터였다.
지난 1일 대표팀 소집 후 처음 치른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KIA 타자들에게 2이닝 동안 2점 홈런을 포함해 안타 3개에 볼넷 2개를 허용하며 3실점하는 등 정규리그와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막판 체력 부담 탓에 페이스가 흐트러지면서 등판을 포기하며 휴식을 취했던터라 더욱 걱정을 자아냈다.
게다가 대표팀 '원투 펀치'로 활약해 주리라 기대했던 김광현(22.SK)마저 갑작스런 안면 근육 마비로 탈락하면서 류현진의 왼쪽 어깨에 걸리는 기대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오히려 여유를 보이며 주변을 안심시킨 류현진은 소집훈련 막판 가파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이날 경기에서 '국가대표 에이스'의 모습 그대로 마운드에 섰다.
시속 150㎞를 훌쩍 넘기던 평소 직구 구속은 나오지 않았지만,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대만 타자들은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5회 연달아 행운의 안타를 허용해 만루 위기를 맞았고 6회에도 연속 안타로 1점을 내줬지만,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별 일 없다는 듯 위기를 넘겼다.
이날 타선은 홈런 2개를 폭발한 추신수(클리블랜드)를 제외하면 중반까지 완벽한 감각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류현진이 역투를 펼친 덕에 한국은 초반 리드를 지키며 후반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그렇게 대만을 꺾으면서,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되찾아오겠다는 대표팀의 꿈도 한 걸음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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