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허가 비행' 급증..항공안전 위협

중국에서 항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채 비행을 하는 자가용 항공기 소유자들이 늘어나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공항의 경우 지난 9월11일 미확인 비행체(UFO)가 공항 주변을 비행함에 따라 1시간 이상 여객기의 이착륙이 금지됐다.

지난 6월 이후 후난(湖南), 쓰촨(四川), 산둥(山東), 산시(山西), 윈난(雲南), 저장(浙江)성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7개 성에서 모두 9건의 미확인 비행체로 관련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7월에는 항저우(杭州)의 샤오산(蕭山)공항이 미확인비행체 때문에 1시간 이상 운영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항 당국은 이후 미확인비행체가 인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훈련중이던 군용기라고 밝혔지만 주변 주민들은 이 미확인비행체가 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채 비행하던 자가용 비행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한 헬리콥터가 상하이(上海)이 푸둥(浦東)국제공항 주변을 불법으로 비행함에 따라 이 공항으로 접근하던 민항기의 착륙이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자가용 비행기의 운항이 엄격하게 법적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이처럼 무허가 비행이 느는 이유는 불법비행에 대한 벌금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비행에 대한 벌금이 1만∼10만위안(170만∼1천700만원)에 달하지만 중국의 백만장자들에게는 이 같은 벌금이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는 것.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의 갑부인 류보취안(劉伯權)은 지난 7월 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가용 헬리콥터를 몰고 도둑들을 추적하기도 했다.

류씨는 무허가 비행사실이 드러났으나 벌금을 물기는 커녕 시 당국으로부터 도둑을 잡은 공로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중국 자가용 항공기 보유자들의 무허가 비행이 늘어나는데는 비행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되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자가용 비행기 조종 면허를 획득한 천옌(陳燕.40)씨는 "미국에서는 단지 비행계획서만 작성하면 곧바로 비행을 할 수 있지만 중국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하늘은 여전히 군용기와 민항기들에만 열려있다"면서 "자가용 항공기들이 비행허가를 받기 위해선 최소 7일전에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가용 비행기 운항에 대한 법적인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점도 무허가 비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