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한화 등은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협력방안의 ‘다지기’에 나섰다. 앞서 이들 기업은 비즈서밋 기간에 글로벌 CEO들과의 만남을 통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G20 정상회의와 ‘비즈서밋’의 지속가능 성장방안 논의를 실제 사업에 적용함으로써 녹색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비즈서밋에서 ‘그린 메모리’ 홍보에 주력했다. 고효율 저전력의 미래형 반도체를 선보임으로써 세계 정상들에게 삼성전자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비즈서밋 기간 동안 퀄컴, 시스코, 휴렛패커드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접촉을 통해 서로간의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헬스케어, 녹색에너지 사업 등의 신규 사업진출을 염두에 두고 비즈서밋에서 이를 글로벌 기업들에게 각인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린 비즈니스를 통해 인류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미래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즈서밋 기간 동안 세계적인 부품업체인 보쉬와 향후 친환경차 개발협력 및 수출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두 회사는 수소연료자동차 시스템 공동개발, 전기차 부품소재생산 협력방안 등 미래 자동차산업의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프란츠 페렌바흐 보쉬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을 갖고 친환경차 부문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SK는 비즈서밋 기간 동안 대기업 그룹 단위로는 처음으로 환경보고서를 발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에게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SK를 부각시켰다. 이 보고서는 최태원 회장이 비즈서밋의 신재생 에너지 분야 컨비너로 역할을 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SK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의 윤곽도 드러났다.
보고서에서 SK는 2020년까지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연간 최대 3000만t 감축키로 하고, 향후 5년 동안 사업장 친환경시설에만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SK그룹 구성원도 2015년까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15% 감축하고, 사업장은 2020년까지 매출액 대비 배출량을 30% 줄이기로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비즈서밋 행사 중 금융분과 ‘인프라, 자원개발 투자’ 소위원회에 참석해 ‘G20 공동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G20 공동 RPS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G20 참가국 모두가 신재생에너지 생산전력을 오는 2015년에 10%, 2020년에 20%까지 의무적으로 구입하자는 것. 이 같은 제안을 통해 한화는 녹색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기업은 에너지 효율과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용 절감 기술 분야에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녹색시장에서 후발주자가 되기보다는 시장 창출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의 녹색경쟁력이 아직까지 크게 뒤처져 있지 않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노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비즈니스 서밋 공동성명서중 상당부분이 G20 정상선언에 반영됐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데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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