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5일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정부 감세정책에 대한 당내 논쟁과 관련, 사견임을 전제로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 1억원 또는 1억2000만원의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 그 구간에 대해선 감세를 적용하지 않고 35% 최고세율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세법상 오는 2013년부터 적용되는 과표 2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율 인하(22%→20%)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야당으로부터 ‘부자감세’란 비판을 받고 있는 소득세는 2013년부터 과표 8800만원 초과에 대한 최고세율 인하(35%→33%) 방침을 일부 손질하는 절충안을 마련하자는 게 안 대표의 제안.
안 대표는 “이렇게 하면 감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부 정책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 “수입이 많은 고소득자에 대해선 소득세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 이(고소득자에게서 받은 세금)를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게 개혁적 중도보수다”고 강조했다.
감세정책 철회는 그간 정두언 최고위원이 재정건전성 확보와 복지 재원 마련을 이유로 줄곧 주장해왔으며, 홍준표ㆍ서병수 최고위원 등도 최근 경제상황과 감세정책의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소득ㆍ법인세 전부 또는 소득세에 한해 최고구간 감세를 철회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 측에선 이른바 ‘MB노믹스’로 불리는 정부 정책기조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당내 개혁ㆍ소장파 모임인 ‘민본21’ 등이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정책 의원총회 소집 요구를 관철시킨데 이어, 그간 유보적인 입장이던 안 대표마저 사실상 ‘감세 철회’ 쪽에 가세하면서 관련 논의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구나 박근혜 전 대표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그동안 글로벌 경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소득불균형이 심화됐다”면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감세 철회는 정책 기조에 반하는 것”이라는 최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을 겨냥,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법인ㆍ소득세) 최고구간에 대한 감세를 철회해놓은 상황에서 다음 정부가 할 일에 대해서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상황에 대한 몰이해가 아니면 과잉충성이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오는 22일 정책 의총을 열어 감세 논쟁에 대한 당내 여론을 수렴한 뒤 공식 입장을 정한다는 계획.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유보된 소득세ㆍ법인세의 세율을 2013년에 (인하)할지, 아니면 1년 더 연장할지는 그때 경제사정을 봐서 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감세 문제는) 내년 정기국회에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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