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남자친구랑 새로 공개되는 리니지2 보러 왔어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0' 행사장 앞에서 만난 한 여성 관람객이 밝게 웃으며 지스타 행사장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지난 18일 개막해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지스타 2010은 게임 전시회 이상의 '축제'로 발돋움 했다.
아울러 올해 지스타는 '게임'이 더이상 소수의 남성들만이 즐기는 혹은 아이들만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동안 게임에 대한 인식은 심각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영화나 음악과 달리 같은 문화콘텐츠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국내에서는 그 대접을 받지 못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를 통해 달라진 점 하나는 게임의 위상이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30만명에 육박하는 역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한 이번 지스타는 게임 전시회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대부분의 관람객들에게는 하나의 축제처럼 인식되고 있었다.
특히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가족형 축제로 발전했다.
아침 일찍 김해에서 출발해 부인과 함께 지스타 행사장을 찾은 김모씨(28)는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지방에서 이런 큰 행사가 열려 꼭 찾아보고 싶었다"며 "실제로 행사를 즐겨보니 놀이동산에 온 것 마냥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해 다음에도 꼭 다시 찾아오고 싶을 정도"라며 소감을 밝혔다.
다른 지방에서 지스타를 찾아온 이들에게는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도 축제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이다.
세계 최고 규모의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공식 기재된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유명한 문구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부산 최대의 시장 남포동 자갈치시장, 부산하면 빠질 수 없는 해운대 등도 축제를 즐기는데 한몫하게 한다.
한편 올해 지스타의 대성공을 보며 배 아파할 지방자치단체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지스타에 참가하는 게임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관광부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산하면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지스타'가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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